갓길로 진입하는 견인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트럭, 과실 비율은 100대 0일까? (전방주시 태만 교통사고 분석)
사이렌 소리가 멈춘 그날의 굉음 2026년 2월 9일, 충남 천안의 도로는 유난히 분주했다. 15년 차 렉카(견인차) 기사 민철 씨는 오늘도 도로 위의 구급대원이라는 자부심으로 핸들을 잡았다. 점심을 막 넘긴 오후 1시경, 무전기 너머로 다급한 사고 접수 소리가 들려왔다. "천안 IC 인근, 갓길에 승용차 퍼짐. 2차 사고 위험 있음. 신속 이동 바람!" 민철 씨는 즉시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며 현장으로 향했다. 고속도로 갓길에 정차된 차량은 시한폭탄과도 같다. 빨리 조치하지 않으면 뒤따르는 차들이 들이받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멀리 사고 차량이 눈에 들어왔다. 민철 씨는 비상등을 켜고, 뒤따르는 차량들에게 '나 멈춥니다'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누어 밟으며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 오른쪽 갓길로 빠지기 위해 핸들을 꺾으려는 찰나였다. 룸미러로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1톤 포터 트럭 한 대가 보였다. '어? 어? 속도가 안 줄어드는데?' 민철 씨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분명 비상등도 켰고, 경광등도 번쩍이고 있었다. 하지만 뒤따르던 트럭 운전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보는 것인지, 졸음운전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전방을 전혀 보지 않고 있었다. "피해야 해!" 민철 씨가 급히 엑셀을 밟아 갓길로 더 깊숙이 들어가려는 순간, 콰아아앙-! 세상이 뒤집히는 듯한 굉음과 함께 민철 씨의 견인차가 앞으로 튕겨 나갔다. 안전벨트가 가슴을 강하게 압박했고, 에어백이 터지며 하얀 가루가 차 안에 가득 찼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와중에도 민철 씨는 생각했다. '내가... 사고를 수습하러 왔는데, 내가 사고가 났구나.' 힘겹게 차 문을 열고 나가보니, 트럭 앞부분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져 있었다. 트럭 운전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려 민철 씨에게 다가왔다. "아니, 거기서 갑자기 멈추면 어...